판소리 12마당 중의 하나. 토별가(兎鼈歌), 또는 토끼 타령이라고도 한다.
신라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귀토지설(龜兎之說), 곧 거북과 토끼의 이야기를 풍자와 익살로 엮어 창극으로 만든 것이다.
줄거리 요약
용왕이 병이 나서 죽게 되자 용궁에서는 어전 회의가 열린다. 토끼의 간이 영약이라는 사실을 안 용왕은 이를 구해 오라고 하나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이 때 자라가 자청하여 육지에 가서 토끼를 잡아오겠다고 나선다. 육지에 간 자라는 어렵게 토끼를 유혹해서 용궁으로 데리고 오나, 토끼가 꾀를 내어 자신의 간은 볕에 말려 놓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토끼는 육지로 돌아간다.
수궁가
판소리 <수궁가>는, 병이 든 용왕이 토끼간이 약이 된다는 말을 듣고 자라더러 토끼를 꾀어 용궁에 데려오게 하나, 토끼는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세상으로 살아나간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으로,토끼타령, 별주부타령, 토별가 따위로 불리기도 한다. <수궁가>의 사설이 소설로 바뀐 것은 토생전, 토끼전, 별주부전, 토공사, 토별산수록 따위로 불린다.
<수궁가>의 이야기는, 거슬러올라가면, 인도의 옛 불교 경전에 나오는 원숭이와 악어 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인데, 중국의 옛 불교 경전에도 나오며 우리나라 <삼국사기>에도 보이는 자라와 잔나비 이야기를 거쳐서, 조선 왕조 때에 와서는 자라와 토끼 이야기로 바뀌어 판소리로 짜인 것이라고 한다. 송 만재가 적은 글인 관우희에 <수궁가>가 판소리로 불리었고, 판소리 열두 마당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고 적혀 있다.
<수궁가>는 역대의 명창들 가운데서도 순조 때의 신만엽, 염계달, 철종 때의 송우룡, 김거복, 김수영, 고종 때의 김찬업, 유성준, 일본 제국주의 때의 임방울, 김연수와 같은 명창들이 잘 불렀다고 한다.
조선 왕조 때에는 전라도 동편 소리에나 전라도 서편 소리에나 경기도와 충청도 소리에도 두루 <수궁가>가 많이 불렸으나, 경기도와 충청도 지방에 전해지던 중고제 <수궁가>는 일본 제국주의 때에 김창룡을 끝으로 전승이 끊어졌고, 철종 때의 명창인 정창업에서 고종 때의 명창인 김창환을 거쳐 김봉학으로 내려오던 서편제 <수궁가>도 전승이 끊어졌다.
철종 때의 명창인 이날치에서 고종 때의 명창인 김채만으로 내려오던 <수궁가>도 거의 전승이 끊어져 가고 있다.
동편제 <수궁가>는 순조 때의 명창인 송흥록과 송광록에서, 철종 때의 명창인 송우룡을 거쳐, 한편으로는 고종 때의 명창인 유성준에게 전승되어 지금 정광수, 박초월이 부르고 있고, 한편으로는 송우룡의 제자로서 고종 때의 명창이던 송만갑을 거쳐 그 제자 박봉래에 이어지던 <수궁가>는 지금 박봉술이 부르고 있다.
전라도 보성 소리로 고종 때에 정응민이 부르던 <수궁가>는 지금 정권진, 조상현이 부르고 있다.
정응민의 <수궁가>는 철종 때의 명창인 박유전에서, 고종 때의 명창인 정재근을 거쳐 전승된 것인지, 같은 시대 사람인 김찬업을 거쳐 전승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정재근을 거쳤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