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이며 학자인
서거정(徐居正)이
1474년(조선 성종 5)에 지은 시화집. 상하 2권 2책으로 내용은 총 143편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의 가치는 우리 나라 최초의 순수한 시화집인 데 있으며, 또한 조선 시대의 비평 문학을 가장 먼저 일으킨 점에 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말(단어)을 사용하는 법에 관련된
용사론(用事論)이고, 간단한 이야기로 글 속에는 사람이 살아가는 바른 내용이 있어야 함과 글을 쓰는 요령에 관한 것도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는 시에 쓰이는 말이 예전부터 전해오는 일이나 말들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말이나 자신이 만들어 쓰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였다. 그리고 다른 문구를 자기 시로 옮길 때에도 본래의 내용을 다르게 하여 사용해야 하는 '번안법'을 주장하였다.
이런 용사론이 고려 시대에
이인로에 의하여 전해 오기도 하였으나, 서거정의 시화집을 통해서 새롭고 개성있는 창조적 시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화집은 조선 시대의 전문적인 시화집으로서 가장 큰 문학 비평사에 있어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신라 시대부터 초기 조선 시대의 시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시를 역사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귀중한 자료이다. 그리고 그 시대의 양반 사회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도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