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년(선조 30) 8월에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이 남원성에서 일본군과 싸운 전투.

이 전투는 정유재란 중에 일어났는데, 1592(선조 25)년에 일어난 임진왜란의 휴전 교섭이 실패한 뒤 선조 30년인 1597년에 일본군이 또 다시 조선을 침략해 옴으로써 정유재란이 일어났다. 일본의 가토 기요마사는 14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조선에 쳐들어왔으며, 경상도와 전라도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침략 활동을 벌이다가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철수했다. 그러나 물러가기 전까지 일본군은 곳곳에서 전투를 벌였으며, 남쪽으로부터 조금씩 북상하기 시작하면서 남원 전투를 일으킨 것이다. 당시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은 이들이 북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남원에 병력을 집결시켜 두었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명나라의 유격장 진우충이 전주성에서 약 2,000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그 곳을 지키다가 남원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이것을 돕기로 했다.

일본군은 고니시·우키다·하치스카·가토·시마즈 등의 군대가 구례에서 합류하여 일부는 남원성의 서남 방향으로, 일부는 서남 방향으로 쳐들어왔다. 이들의 병력은 5만 6,000여 명의 대규모 병력이었다.

남원성에는 전라 병사 이복남과 방어사 오응정, 조방장 김경로, 구례 현감 이원춘, 남원 부사 임현 등이 거느린 관군 1,000여 명과 명나라의 부총병 양원이 거느리고 온 군대 3,000명이 함께 지키고 있었는데, 이들 4,000여 명의 군사들이 5만 6,000여 명의 일본군과 싸우게 된 것이다. 일본군은 남원성 부근의 일정한 구역에서 성을 포위한 후,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이 항복할 것을 요구하는 글을 보냈다. 그리고 8월 15일에 성을 포위하여 공격했으며, 밤이 되자 어둠을 이용하여 성 안으로 쳐들어왔다. 이 때 명나라의 부총병 양원은 싸움을 포기하고 달아나 버렸고, 나머지 군사들은 끝까지 항전했으나 일본군에게 성을 빼앗김으로써 크게 패하고 말았다.

이 전투에서 전라 병사 이복남, 방어사 오응정, 조방장 김경로, 남원 부사 임현, 구례 현감 이원춘, 진안 현감 마응방, 접반사 정기원, 판관 이덕회, 별장 신호 등과 명나라의 중군 이신방 등 대부분의 장수들이 전사했다.

전주성에서 지원병을 보내기로 했던 명나라의 진우충은 지원 군대를 보내기는 커녕 이 소식을 듣자마자 달아나 버렸다. 결국 남원 전투에서 승리한 일본군은 피 흘리는 전투를 치르지 않고도 전주성을 빼앗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남원 전투에서 끝까지 일본군과 싸우다 죽은 전사자들의 무덤이 '만인의총'이란 이름으로 남원성의 북문 쪽에 마련되었으며, 오늘날 만인의총은 향교동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