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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사본풀이(差使本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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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사본풀이
 
 
2
동정국 범을황제에게는 아들이 아홉 명 있었는데 위로 삼형제가 죽고, 끝으로 삼형제가 죽어서 가운데 삼형제만 살아 있었다. 이 3형제가 하루는 밖에 나가서 놀고 있는데 대사(大師)가 지나가다 하는 말이,
 
3
“그 아이들 단명하겠구나.”
 
4
하였다. 삼형제는 즉시 아버지에게 달려가서 이 말을 전했다. 범을황제가 대사를 불러오라 하여
 
5
“네가 지금 무엇이라고 말을 하였느냐?”
 
6
하니,
 
7
“과연 아이들이 귀하기는 하나 단명하겠습니다. 하지만 은물장사, 놋기장사, 비단장사나 하며 인간 세상에 나가서 고생을 하면 오래 살 것입니다.”
 
8
하였다. 대사는
 
9
“인간 세상에 장사 차 나가도 과양상이 집에 들어가면 좋지 못하오니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10
하고 덧붙였다. 부왕(父王)이 그리하겠다고 하였다.
 

 
11
큰아들은 은물장사, 둘째아들은 놋기장사, 막내아들은 비단장사를 하기로 서로 약속하여 행상을 차리고 인간 땅 주년국 연못가에 앉아 잠시 놀고 있었다. 그 때, 과양상이가 말에게 물을 먹이러 왔다가
 
12
“어떤 도령들입니까?”
 
13
물었다. 삼형제가
 
14
“우리는 동정국 범을황제의 아들인데 인간 세상에 장사 차 왔노라.”
 
15
하니 과양상이는 자신의 집에 머물렀다가 가는 것이 어떠한지 물었다. 3형제는
 
16
“그리합시다.”
 
17
하고는 과양상이의 집에 들었다. 과양상이가 약술을 한없이 권하여 삼형제가 취하니, 가만히 죽여서 재물은 취하고 죽은 몸은 연못 속에 던져버렸다.
 

 
18
하루는 연못에 가서 가만히 보니 난데없이 세 송이의 고운 꽃이 피어있었다. 욕심많은 과양상이가 그 꽃을 꺾어다가 문 앞에 달아두었더니, 문을 드나들 때마다 그 꽃에 머리를 부딪쳤다. 과양상이는
 
19
“괴이한 꽃이구나.”
 
20
하고는 꽃을 떼어 불을 붙여버렸다. 다음날 아침, 청태산 할망이 과양상이의 집에 불을 담으러 왔다가 화로에 가보니 불은 없고 구슬만 셋 있으니 이상하다 여기고 과양상이에게 말하였다. 욕심 많은 과양상이는
 
21
“아이고, 이건 내 구슬입니다.”
 
22
하고 구슬이 매우 고와서 입에 물고 있으니 구슬 셋이 입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23
그 후 과양상이의 배가 점점 불러 열 달 후에 삼형제를 낳았다. 삼형제를 고이 기르고 글공부를 시킨 후에 15세가 되니 과거를 보러 가게 되었다. 삼형제 모두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어 어룡마를 타고 귀가하니, 과양상이가 집에서 무척 기뻐하며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나 그날 밤을 새고 보니 삼형제가 돌연 모두 죽어있었다. 과양상이는 원통하고 슬픈 마음에 김치고을의 김치 원님에게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고 사건을 처리해 달라고 하였다. 삼형제의 시체는 장례를 치르고 백 일 동안 계속 김치 원님에게 글을 올리니, 상소문이 아홉 상자 반이나 되었다고 한다.
 

 
24
김치 원님이 처리할 방법이 없어 답답해하는데 과양상이는 날마다
 
25
“한 고을의 수령이 이만한 일을 처리하지 못하느냐.”
 
26
하고 김치 원님을 욕하였다. 김치 원님은 욕먹는 것이 분하여 세상을 떠나서 죽은 뒤에 이 일을 처리하리라 생각하고 죽으려 하였다. 이에 원님의 수하가 만류하면서
 
27
“도사령 강림이에게 명해 염라대왕을 잡아오라고 하여 염라대왕에게 처리하라 하면 일이 잘 될 것이니, 부디 죽지 마십시오.”
 
28
하였다. 김치 원님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강림이 제 아무리 영리한들 어찌 염라대왕을 잡아올까 하였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서 강림을 불러들였다. 원님이 강림에게 위엄 있게 호령하는 말이
 
29
“네가 염라대왕을 잡아 오거라. 만약 잡아오지 못하면 너를 죽이겠다.”
 
30
하였다. 강림이
 
31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32
답하고는 집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염라대왕을 잡아올 바가 없었다.
 

 
33
차라리 자결하여 죽으려고 하자 큰 부인이 하는 말이
 
34
“염라대왕을 잡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 죽지 마십시오.”
 
35
하였다. 그러고서는 백미를 삼십 번 곱게 찧어서 흰 시루떡 세 개를 만들어서 하나는 조왕님께 올리고, 또 하나는 후원에 단을 쌓아서 놓고 기도하고, 마지막 하나는 강림을 주면서
 
36
“이 떡을 가지고 발 가는대로 한없이 가시면 될 것입니다.”
 
37
하였다.
 

 
38
강림이 행장을 둘러메고 발 가는대로 한없이 가다보니 한 노파가 길을 앞서서 가고 있었다. 그러나 뒤에서 아무리 쫓아가도 따라가지 못하여 이상하게 생각했다. 노파를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 더욱 이상하게 생각하여 쫓아가다 보니, 노파가 한 동산에 가서 한숨을 길게 쉬며 앉아 있었다. 가서 절을 하고 나니 노파가
 
39
“나는 너의 집 조왕할망신이다. 네 처의 정성이 매우 지극하여 너의 길을 인도하고자 왔노라.”
 
40
하였다. 곧 노파가 떡을 내어 놓으며
 
41
“이 떡의 맛을 보아라.”
 
42
하니 그 떡은 분명 자신의 처가 만든 떡이었다. 그제야 알아보고 다시 절을 하면서 염라국 가는 길이 어디인지 물으니
 
43
“네가 이 길로 가다보면 연못이 있을 것이다. 그 못가에서 목욕재계를 하고 정성을 다해 향을 피우고 이 떡을 놓고 기도를 드리면 신선 셋이 내려올 것이다. 그 다음은 스스로 알 수 있을 것이다.”
 
44
하고는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45
강림이 더욱 이상하게 생각하여 한없이 가다보니 과연 연못이 있었다. 연못에서 목욕재계를 하고 정성을 다해 삼신전에 기도를 하고 있었더니 신선 셋이 옥황으로부터 내려오다가 ‘참 인적도 고요하다.’ 하며 못가에 와서는 강림이 기도하는 정성을 보고 감동하여 제물을 먹었다.
 
46
“너는 어떤 인간이냐?”
 
47
하고 신선이 물으니
 
48
“네, 저는 염라국으로 들어가려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길을 몰라 여기에 이렇게 있으니 길을 인도하여 주십시오.”
 
49
하고 대답하였다. 신선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청부채, 금부채, 홍쇠줄을 내어주며
 
50
“가다가 어려운 일이 있거든 써라. 그러면 염라국에 갈 방법이 있을 것이다.”
 
51
하였다. 강림이 감사의 인사로 다시 절하고 나니 갑자기 신선들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52
청부채, 금부채, 홍쇠줄을 둘러매고 가다보니 안개가 끼어서 동서남북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에 청부채를 내던지니 안개가 걷히고 길이 분명하게 보였다. 다시 한없이 가다보니 길이 아득하여 어느 곳으로 가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이번에는 금부채를 내던지니 길이 분명하게 보였다. 또 가다보니 저승차사 이원잡이 왕방울을 달고 서책을 품에 품고 관장패를 옆에 차고 차사기를 손에 들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53
“여보시오, 차사. 말 좀 물읍시다.”
 
54
하니, 이원잡이 돌아보고
 
55
“그럽시다. 누구요?”
 
56
하였다.
 
57
“나는 이승차사 강림이요.”
 
58
하니,
 
59
“나는 저승차사 이원잡이요.”
 
60
하였다. 서로 통성명을 한 후에 가지고 있던 음식을 서로 교환하여 먹었다. 강림이 저승차사에게
 
61
“당신은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62
하니
 
63
“나는 이승의 죄 지은 인간들을 잡으러 갑니다.”
 
64
하였다. 헤어지면서
 
65
“염라대왕을 어떻게 하면 뵐 수 있습니까?”
 
66
하고 물으니
 
67
“여기에 있으면 내일 염라대왕이 오실 것입니다.”
 
68
하였다.
 

 
69
다음날 아침에 염라대왕이 가마를 타고 나타났다.
 
70
“이승차사 강림이가 염라대왕 잡으러 왔습니다.”
 
71
하고 고함을 지르고 가마를 잡고 흔드니, 염라대왕이 화를 내면서
 
72
“고약하다. 나를 잡아갈 자가 어디에 있느냐?”
 
73
하며
 
74
“저 강림이를 잡으라.”
 
75
하였다. 그러자 천지가 요동하고 세상이 캄캄하여 천지분별을 못하며 무섭기가 끝이 없었다. 강림이가 가만히 정신을 차려서 생각해 보니
 
76
“이렇게 해도 죽고, 저렇게 해도 죽을 것이니, 차라리 용맹을 다해서 싸우다가 죽자.”
 
77
하고는 삼신에게 얻은 홍쇠줄을 던졌다. 그러면서
 
78
“저승을 관장하는 것이나, 이승을 관장하는 것이나 똑같다. 아무리 저승을 관장하는 자라도 이승을 관장하는 사람의 명령은 들어야 한다.”
 
79
하였다. 염라대왕은 강림의 용맹을 칭찬하고
 
80
“그러면 내가 가겠다. 그런데 방금 인간 세상의 유승상의 딸이 기도를 드리며 나를 청하고 있으니 거기를 먼저 간 후에 동행하겠다.”
 
81
하였다. 강림은
 
82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83
하고 동행하여 유승상 집의 기도하는 곳에 가보니 유승상의 딸이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염라대왕이
 
84
“네가 먼저 가 있으면, 내일은 나도 가겠다.”
 
85
하니, 강림이 먼저 떠났다.
 

 
86
강림이 먼저 도착하여 김치 원님에게 인사하고
 
87
“내일 염라대왕이 올 것입니다.”
 
88
하니 허튼소리라 하며 옥에 가두었다. 다음날이 되어 천지가 요동하고 사방에서 번개가 치며 캄캄해지더니 염라대왕의 일행이 들어왔다. 김치 원님이 깜짝 놀라 기둥으로 변신하여 나오지 않으니 염라대왕이 노하여 그 기둥을 베어라 하였다. 김치 원님은 할 수 없이 다시 변신하여 나타났다.
 
89
“저런 졸부가 나를 불렀느냐?”
 
90
하고 책망하며
 
91
“무슨 일로 나를 불렀느냐?”
 
92
물으니 김치 원님이 전후 사실을 줄줄이 이야기 하였다.
 
93
“그렇구나.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94
하며 연못의 물을 퍼내라 명한 뒤, 과양상이를 데리고 못가로 갔다. 물을 다 퍼내고 보니 삼형제의 시체가 있었다.
 
95
“너의 죄를 지금도 모르겠느냐?”
 
96
하고 다그치니 과양상이가 사실을 고하였다.
 
97
“네 자식의 무덤으로 가보자”
 
98
하여 가서 무덤을 파보니, 사람 시체는 없고 허수아비만 있었다.
 
99
“네가 저 삼형제를 죽였으니 혼이 환생하여 너를 놀래게 하고자 한 것이다.”
 
100
하며 삼형제를 다시 환생하게 하여 부모가 있는 곳으로 보내고, 과양상이는 형틀에 걸어서 죽였다. 염라대왕이 강림처사가 매우 영리하고 용맹하니 저승차사로 데려간다 하고는 강림의 혼을 빼가서 염라국의 차사로 섯다고 한다.
【원문】차사본풀이(差使本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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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5년 0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