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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의 꾀 ◈
《카탈로그》   본문  
1927.1.1.
고한승
1
토끼의 꾀
 
 
2
어떤 호숫가에 토끼가 여러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3
그런데 어떤 해에는 코끼리 떼들이 매일 이 호숫가로 물을 먹으러 옴으로 약한 토끼들은 항상 코끼리 발에 밟혀 벌써 여러 마리가 죽었습니다.
 
4
그래서 토끼들이 여러 가지 생각하던 끝에 그중에 제일 영리하고 꾀가 많은 토끼 한 마리를 코끼리에게 보냈습니다.
 
5
그 토끼는 코끼리의 왕을 보고 하는 말이，
 
6
“나는 저- 달님의 심부름을 온 옥토끼인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달님의 사랑하는 토끼들이 사는 호수에 왔소? 그래서 달님이 매우 노하셔서 지금 호숫가에 내려오셔서 여러 토끼들을 위로하시는 중이니 빨리 다른 데로 가시오. 만약 그래도 가지 않고 또 토끼들을 밟아 죽이는 일이 있으면 달님이 큰 벌을 내리신다고 하시오.”
 
7
하였습니다.
 
8
그러니까 코끼리 왕이 크게 놀라
 
9
“아- 참말 달님이 내려오셨소. 그러면 내가 가서 뵙고 인사를 여쭙고 속히 다른 데로 가겠소.”
 
10
하였습니다.
 
11
토끼는 즉시 코끼리 왕을 데리고 호숫가에 왔습니다.
 
12
마침 그때는 달 밝은 보름날이었으므로 달님이 호수 속에 비춰 있었습니다.
 
13
코끼리는 과연 달님이 호수 속에 내려오신 줄로만 알고
 
14
“잘못하였으니 용서하여주시오.”
 
15
하면서 공손히 절을 하고 그곳을 떠나가서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16
어떻습니까? 이같이 영리하고 꾀 많은 토끼가 올해에는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기쁘지요.
 
 
17
《어린이》 제5권 제 1 호 1927.1.1.
【원문】토끼의 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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