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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아니 된다. 세계를 변혁해야 한다는 명구는 이미 유명해져서 누구나 지껄이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한 아카데미시앙이 저널리즘과 가두에 진출하여 현실과 싸우며 새것을 위하여 세계를 변혁하려는 분은 한 분도 없었다. 박치우 씨가 처음인 것이다.
4
신생하려는 조선을 아직도 나치스 철학으로 설명하려드는 라만차의 봉건신사도 없지 않은 우리 철학계다. 활짝 벗어 부치고 항쟁하는 인민과 함께 세계를 변혁하려는 철학자가 그다지 손쉽게 나타날 리 없지만, 박치우 씨는 이런 의미에서도 그 놀라운 센스와 ‘가두적인 술어(術語)와 만만(滿滿)한 투지와 계몽적인 노력과 함께 희귀한 하나의 존재다. 현대일보 주필로 있을 때 사무실이 같아서 나는 테러를 맞는 박씨를 먼발로 보았다. 그 불굴한 신념과 초탈한 면모가 가위 현대의 소크라테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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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상과 현실』은 3부가 되었는데, 제1부는 왜정 시대에 쓴 것으로 아카데믹한 냄새를 풍기면서도 새 시대를 위한 준비 관념이 투철히 나타난 논구들이다. 제2부는 해방 후 신조선의 민주주의 철학적 해명과 문화 건설의 이념을 주로 취급하였고, 제3부는 새나라 건설을 위하여 남조선의 민주주의적 투쟁을 위한 계몽적이요 정론적 색채가 강한 제논책(諸論策)들이다. 이 한권을 읽으면 조선이 어떻게 변혁되어야 할까가 충분히 해득될 것이다.
6
필자 자신도 많이 계몽되었다. 양질의 종이와 전아한 장정의 미본(美本)이다. 해방 이후에 나온 책중에 최량의 서적이다.(종로 백양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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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보』, 1946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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