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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2
임화
1
上 陸[상륙]
 
 
2
전차도 커지고,
3
자동차도 새로워지고,
4
3층 4층 양옥들이 곱다란
5
이 넓은 길이 어디로 통하는가?
 
6
정신을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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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랙슨이 먼지를 풍기며 노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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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부산도 옛 포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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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이 지냈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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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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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톱! 하늘엔 여객기의 통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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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나는 연락선에서 들고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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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가방을 털어보아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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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가지고 건너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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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은 선입견이 남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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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의 딸가닥 소리가 사람들을 놀랜 것은 벌써 옛 목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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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고 자란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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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대고 큰 말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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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찾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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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향에 돌아온 것 같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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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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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동안 자랐느냐? 늙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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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방 말과 새로운 맵시는 어느 때 익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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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렸다 다물고 다물었다 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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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개폐교(開閉橋) 이빨 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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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포구의 이야기와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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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깨어진 지 오래리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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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나는 저 산 위 올망졸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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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막들의 고달픈 신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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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여 옛 노래를 듣고자 원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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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귀는 신음과 슬픈 노래에 너무나 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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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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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상들의 외로운 혼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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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무를 한낱 돌이나 나무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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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비한 굴뚝이 토하는 연기와 끄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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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모래밭과 맑은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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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걸레처럼 더러워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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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나는 새 시대의 맥박이 높이 뛰는 이 하늘 아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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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들은 바람에 날리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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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위로 높이만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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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 한 복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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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날의 큰 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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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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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이 포구의 흰 모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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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멓게 변한 위대한 내력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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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군들 모두의 손을 잡고,
47
아, 친애(親愛)의 정을 베풀고 싶다.
 
48
일찍이 저 시커먼 큰 건물들은,
49
제군들의 운명을 고쳤으나,
50
이내 제군들이 아름다운 항만의 운명을 개척할 새 심장이,
51
또한 저 자욱한 건물들 속에서 만들어짐은 즐거웁지 않으냐.
 
52
나의 고향은 이제야, 대륙의 명예를 이을 미더운 아들을 낳았구나.
53
바다에는 기폭으로 아로새긴 만국지도(萬國地圖)
54
거리엔 새 시대의 왕자 금속들의 비비대는 소리,
55
목도(牧島) 앞뒤엔 여명의 활개를 치고 일어나는 고동소리,
56
이따금 현해 바다가 멀리서
57
사자처럼 고함치며 달려오고……
 
58
바야흐로 신세기의 화려한 축제다.
 
59
누가 이 새 고향의 찬미가(讚美歌)를 부를 것이냐?
60
교향악의 새 곡조를 익힐 악기는 어느 곳에 준비되었는가?
61
대양(大洋), 대양, 대양.
 
62
실로 대양의 파도만이 새 시대가 걸어가는
63
장엄한 발자취에 행진곡을 맞추리라.
【원문】상륙(上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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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륙 [제목]
 
  임화(林和) [저자]
 
  193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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